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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토막 모음/현상이랑

약사고시 끝나고, 제약 영업 취업 하고 나서의 방황

by 앩옭 2023. 5. 8.
  • 1월에 약시 끝, 2월 중순에 결과 발표 나고 2월 중순까지 사람들 만나고 적당히 놀다가 2월 말에 취준, 3월 초에 제약회사 영업직 신입으로 입사함
  • 3월 한달은 거래처 인수인계 받으며 매일 집 와서 기절, 4월 한달은 이제 기절은 안하지만 시스템 익히고 루틴 소화하며 허덕거렸고, 5월은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하는 것인가 고민하고, 업무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써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 부가적으로 월급이라고 귀여운 돈이(물론 창출하는 가치에 비해서는 큰 돈이) 통장에 꽂히는데 자칫하면 스쳐 지나가는 이 금액을 어떻게 운용해 나가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 약사는 약사인데 약대에서 배운 지식이 업무에 연결이 안되어서... 입사 전에 그렇게 채용을 위해 강조했던 나의 강점은 있긴 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

일다녀 오는데 엉기는 단지 고양이

  • 더하여 제약영업하며 종종 만나는 술자리 등으로 불어 버린 체중과 줄어드는 운동량에 대한 고민,
  • 성큼성큼 지나가버리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 일이 익숙해지니 병원 대기시간이나 이동시간에서 집중력을 읽고 소모적인 것들(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같은 것들)을 보게 됨. 비는 시간들이 지루할 때가 많은데 저런 컨텐츠들이 시간이 매우 잘 탐. 그래서 자꾸만 보는 것 같음. 고객 원장님들을 루틴하게 만날 생각 말고 회사의 입장을 최대한 전달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는 아쉬움 + 이렇게 애매하게 시간을 태우다가 능력 계발도, 취미 계발도 못 할 것 같은 좋지 못한 예감.
  • 눈 깜빡하면 금새 한 뼘 훌쩍 지나버리는 것이 시간이다. 내 캘린더는 회사의 일정들로 꽉 차 있으나, 나의 일정들은 덩그러니 비어 있다. 마냥 튼튼하던 열정은 아닌지라도, 마일스톤같은 몇몇 목표들(대학 입학, 편입, 다시 대학 졸업, 약사고시 등)을 향해 성공적으로 내달리던 내 다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몰라 우두커니 서 있다.
  • 타의에 의한 인생 계획표는 목줄 같았다. 성가신 압박이 싫어 긴 시간 이리저리 뒤척였고, 코스를 마침내 완주한 후에 찾아온 기분은 어떨까 막연히 상상해 본 적도 많았다. 나는 아직도 목줄을 느낀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했을 때 나에겐 목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목줄은 익숙한 압박이다. 그 형태와 공간에 맞추어 해야할 일을 오래간 정해 온 사람으로써 나는 처음 찾아 온 방향 없는 항해를 하다 당혹감을 느낀다.
  • 그 와중에 한 가지 다짐은, 답을 찾고 싶을 때 더 이상 채택하고 싶은 견해를 밖에서 찾지는 말자는 것이다. 남들보다 책을 연에 20권은 더 읽어도 어떤 면에서 나는 더 바보 같을 때가 많다. 비판으로부터 안전한 양비론자, 혹은 회색분자는 다양한 관점을 수집하고 자기 껍질로 입어낼 수 있지만 그 중 어떤 것도 자기의 고유한 관점으로 체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잘 가르치는 사람이 온다고 해도 삶을 사는 방식을 가르쳐 낼 순 없다. 그러므로 조악하고 후져도 스스로 언어를 꺼내고 그것이 내 삶에서 정합성을 가질지를 자꾸만 테스트해 보아야 한다.
  • 그런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써 봤다. 블로그에도 꾸준히 글을 생산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업로드도 한다.
  • 입사 3달차, 아직 큰 방향은 모를지라도 우선은 많이 먹지 말자. 아침에 한 쪽이라도 읽고 싶은 책을 읽자.
  • 하루에 30분이라도 운동을 하자. 거래처에서 있었던 일을 즉시 기록하자. 일하면서 느꼈던 점을 적자. 거래처에서 있었던 일중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방법이 있으면 귀찮아도 자꾸 스스로 피드백하자. 회사와의 마감 기한을, 거래처와의 마감기한을 잘 지키자. 회사에서 해야하는 자잘한 업무를 귀찮아 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루틴을 고안하자.
  • 글을 자꾸 쓰자. 글을 쓰기 위해 언어를 고르자. 언어를 고르기 위해 곰곰히 생각해보자. 생각해보며 내일은 어디로 갈 지 방향감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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