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주된 이유는 기록에 대한 욕구였다.
일상이나 생각은 특별할 게 없다만
정신 차려보면 달력의 숫자가 바뀌니,
매일을 기록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시간이 증발하는 기분이고
정기적으로 성찰하고 기록하는 시간이 없으면
나의 성장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성장하지도 않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혹 궁금한게 생기면
내가 생각해도 도를 지나친 서치를 할 때가 있는데
그렇게 얻어낸 만족스로운 결과를
혼자만 공유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기분이었다
내가 n십분을 들여서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결론을 얻었는데
그걸 아는 사람이 나 뿐이고 이마저도 곧 까먹을 거라고?
비효율도 이런 비효율이 있을 수가 없어서
블로그를 십분 활용해 보려고 했는데..! 그런데..!
블로그에 정보글 쓰는게 어려운 이유는
뭐 당연한 말이지만 기본적으로 인풋과 아웃풋 사이의 난이도 차이 때문이다
듣는 거 쉽다, 배우는 거 쉽다(?),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거 쉽다
근데 그걸 너의 언어로 말해보라 하면 말문이 턱 막힌다
100을 들었다고 치면 글로 나가는건 30이면 많은거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건 15 정도 되지 않을까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말'에 비해 '글'이 아웃풋 될 수 있는 양은 많다
그런데 가만히 글을 써 놓고 보면
스스로 의뭉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은 거다.
이 자료가 정확한가? 이 논리는 비약은 아닌가?
그리고 아직은 검색을 통한 유입이 많은 블로그지만
문제시 되는 표현은 아닌가? 내가 특정되진 않는가? 하는
기술적인 문제부터 심리적인 문제까지 고려할 부분이 줄을 선다
여하간 아직 발행 안 한 글도 있고 세 개 정도 글을 쓴 와중에 느낀 점은
좀 더 블로그 기록의 여정에서 발걸음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해한 바를 남들이 알아듣게 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찾고 매무새를 짓는 건 좋은데
이 노력들로 인해 호기심과 해결 과정의 공유, 일상의 복기라는
제 1의 문제를 소홀히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뭐든 기록하자,
뭐든 공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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