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짧은 소회 - 안산, E. 오시포바, L. 보아리

 

안산 선수가 여자 개인 예선 1등을 비롯

혼성, 여자 단체,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 3관왕에 오르셨다는 뉴스를 접했다.

 

올림픽 찾아보진 않았는데

궁금해서 검색해보다가

옐레나 오시포바 선수와의 결승전 감상해봄...

어제는 하루종일 러시아 피겨 유망주를

탐구하고 말았는데

오늘도 이렇게 빨려 들어갔다ㅎㅎ

 

사람이라면 무릇 외부세계의 정보를 

오감을 통해 시시각각 받아들이며

짧은 순간에도 수백가지 감정의 가능성이 재빠르게 오가고

 

그 중 바람직한 감정을 이성으로 결정할 새도 없이

어느 새 특정한 감정에 처하게 된 것을

불현듯 깨닫는 것이 일반적인데, 

 

안산 선수의 미동 없고 새하얀 얼굴은

저 정신세계 속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할지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쪽이든

어떤 능력이 꼭 나이와 상관하는 건 아니다만,

많지 않은 나이에

냉정한 기백을 쌓아 왔을 긴 인고의 시간이 보여

박수와 존경을 보내고 싶다

 

++덧

 

안산 선수와 결승전에서 맞붙은

러시아 옐레나 오시포바 선수(그녀의 나이는 28세라고 함!), 

패배가 확정된 이후인데

온 세상 기쁨을 다 담은 얼굴로

냥냥냥 걸어가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 있다.

 

안산 선수와의 슛오프*에서

8점짜리 화살이 활을 떠나는 순간

아쉬움인지 기쁨인지 모를 미소를 짓는데,

슛오프란, 주로 운동에서 정해진 시간/횟수 안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때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경기를 말한다

 

오진혁 선수의 '끝' 처럼

선수들은 화살 엉덩이가 활을 떠나는 순간

화살의 운명을 알 수 있는 것일까?

비틀린 미소지만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선수님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덧2++)

그 와중에 이탈리아의 루칠라 보아리 선수

동메달 획득하고

목에 건 동메달을 왕냥냥냥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심

 

 

도합 이십분 남짓의 영상 안에

압축된 희로애락이 담겨 있었다

남자 양궁도 챙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