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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슘이 뭔가요?
마그네슘은 원자번호 12번에 해당하는 원소인데, 실온에서 은색~백색 고체로 있는 가벼운 금속입니다. 지구 지각에서는 질량 기준으로 2.5%로 8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인데요. 산업에서는 가벼운 금속이라 알루미늄과 합금으로 만들어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으로 사용합니다. 철보다 쉽게 산화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부식되기 쉬운 선박이나 철 재질의 구조물에 도포되어 이들 대신 먼저 산화되어 희생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지구 상에 풍부한 원소인 만큼 자연적으로 많은 종류의 음식에 존재하고, 따라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는 부족할 일이 없는 금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인의 신체에는 마그네슘이 약 25g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중 50-70% 정도가 칼슘, 인산 등 다른 원소와 함께 뼈를 구성하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근육 같은 연한 조직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마그네슘은 생체에서 어떻게 사용되나요?
마그네슘은 살아있는 세포에 필수적인 원소입니다. 마그네슘은 300종 이상의 신체 효소의 작용을 도와주는 조효소Cofactor로 체내에서 필수적인 대사 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굵직하게 예를 들자면 인간의 몸이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 근육과 신경 기능을 유지하는 것,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 유전 물질을 합성하는 것 등등. 거기에 심장 박동의 전기적인 신호를 전달하는 데도 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마그네슘은 수면이나 정신적인 이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합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데,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주 간략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궁금하지 않으면 넘어가셔도 무방합니다.
먼저 마그네슘은 우리 몸의 '흥분' 신호를 전달하는 스위치를 억누르는 역할을 합니다. 몸 속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스위치를 '수용체Receptor'라고 부르는데, 이 수용체들은 자기와 잘 맞는 열쇠와 만나야만 신호를 다른 세포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인간 뇌에는 흥분 신호를 전달하는 NMDA라는 수용체가 있는데, 마그네슘은 별다른 자극이 오기 전까지 이 수용체의 통로를 틀어막는 마개 역할을 하여 흥분 신호를 억제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용체 관점에서 마그네슘의 역할을 더 풀어보겠습니다. 생화학적으로 의식의 각성과 종료(?)는 뇌의 두 가지 화학물질로 설명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GABA라는 물질입니다.(다른 하나는 금방 설명한 NMDA 수용체에 작용하는 글루탐산Glutamate입니다) GABA는 GABA 수용체(스위치)에 가서 스위치를 작동시키는데, GABA 수용체는 NMDA 수용체와는 달리 뇌에서 억제 신호를 전달해 의식의 각성 정도가 낮아지고 결국은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마그네슘은 GABA의 체내 합성에 관여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몸 안에서 Glutamate가 GABA로 변환되는데, 여기 작용하는 효소를 마그네슘이 조효소로서 돕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마그네슘이 맡은 기능이 정말 많습니다.
마그네슘이 왜 부족해지나요?
앞서 말한 것처럼 천연 식품에 마그네슘이 워낙 풍부하다 보니 마그네슘이 결핍될 일은 통상적으로는 없습니다.
그런데 설사병을 오래 앓았거나, 아니면 몸속의 마그네슘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과다한 양이 배출되는 경우, 건강이 악화되어 호르몬 같은 내분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 마그네슘 농도가 필요한 정도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또 과학자들은 술(알코올)을 오래 섭취해 온 사람들은 마그네슘 결핍증이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먼저 소화계가 망가집니다. 대체로 식이 습관도 건강하지 않고, 소화계 소속인 췌장 기능 이상으로 구토, 설사, 지방변을 자주 만나게 되죠. 소장에서 흡수되는 마그네슘이 정상적으로 몸으로 흡수될 새가 없겠네요. 술 때문에 신장이 망가지면 앞서 설명한 대로 마그네슘이 과다하게 빠져나갈 수 있고요.
그 외 언급되는 원인으로는 당뇨병, 크론병, 이뇨제(고혈압약)의 오랜 복용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어떻게 되나요?
지나치게 마그네슘 부족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현대인의 식습관이라는 게 항상 건강하기가 참 힘들죠. 또 사람마다 마그네슘 섭취로 겪는 신체적인 느낌이 다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생각하기에 식습관이 고르지 못하거나,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은 마그네슘 부족으로 나타나는 신호를 잘 인지하고 자신의 증상과 매치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마그네슘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질병 : 고혈압, 심장병, 당뇨, 골다공증, 편두통
마그네슘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증상 : 식욕 상실,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 피곤하고 쇠약한 느낌, 팔다리나 그 외 다른 곳에 따끔거리는 느낌, 근육의 떨림, 근육이 경련하는 것, 예민한 느낌, 불면증,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느낌
얼마나 먹어야 하나, 마그네슘의 권장 섭취량
우선 마그네슘은 짙은 색깔 잎을 가진 채소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견과류, 씨앗, 아보카도, 바나나, 통곡류 등 다양한 식품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미국 Institute of Medicine에 따른 일일 권장 식이 섭취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몬드 약 30그램(1온스)이 80mg, 바나나 하나가 32mg의 마그네슘을 함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저는 쓰면서 계산해 보니 제가 먹는 대로라면 일일 권장 식이 섭취량에 모자랄 것 같아요.
나이 | 남성 | 여성 | 임신부 | 수유부 |
Birth to 6 months | 30 mg* | 30 mg* | ||
7–12 months | 75 mg* | 75 mg* | ||
1–3 years | 80 mg | 80 mg | ||
4–8 years | 130 mg | 130 mg | ||
9–13 years | 240 mg | 240 mg | ||
14–18 years | 410 mg | 360 mg | 400 mg | 360 mg |
19–30 years | 400 mg | 310 mg | 350 mg | 310 mg |
31–50 years | 420 mg | 320 mg | 360 mg | 320 mg |
51+ years | 420 mg | 320 mg |
약 먹고 있는 사람들의 마그네슘 영양제 섭취, 부작용과 약물 상호작용?
마그네슘은 막 먹으면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 있다
몸에서 뼈를 구성하는 마그네슘은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고, 혈액에 있는 마그네슘 이온은 신장에서 소변으로 과다량을 배출하여 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밥을 어지간히 많이 먹어도 식사 수준으로 섭취되는 마그네슘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런데 문제가 되는 건 마그네슘 영양제랑 마그네슘이 함유된 의약품들입니다. 변비약으로 많이 사용되는 마그네슘 제제를 오래 복용하다가 사망한 사례가 왕왕 보고되기도 하니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마그네슘이 함유된 제산제
: 알마겔(알마게이트), 마그밀정(수산화마그네슘), 겔포스엠(수산화마그네슘 포함), 트리겔(수산화마그네슘 포함)
마그네슘이 함유된 변비약
: 마그밀정 등
복통,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빈번하게 보고된 마그네슘 제제
: Magnesium carbonate, Magnesium chloride, Magnesium gluconate, Magnesium oxide
마그네슘은 장 안에서 삼투압 작용으로 몸의 수분을 배출하도록 유도하고, 위장벽을 자극해서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하도록 촉진합니다. 그래서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은 증상(오심), 심한 복통, 설사가 대표적인 부작용입니다. 마그네슘 제제가 변비약으로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좀 더 심각한 문제는 마그네슘 농도가 높아져 의학적으로 '고마그네슘혈증'이라고 부를 수 있을 때입니다. 마그네슘을 배출하는 신장 기능에 장애가 생긴 경우 이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어요. 마그네슘의 혈중 농도가 정상치의 2배에 이르면 혈압이 저하되고, 울렁거리고 토하는 위장관 증상이 심해지고, 안면 홍조, 소변이 배출되지 않는 증상, 근육의 쇠약감, 호흡 곤란, 심장이 불규칙하게 박동하는 부정맥이나 심하게는 의식 장애와 심장마비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기능이 좋지 않다고 알고 계신 분들은 마그네슘 영양제나 함유 의약품을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마그네슘 잘 먹는 방법
먼저, 마그네슘 알약을 처음 드신다면 공복에 먹는 것을 우선 피하세요. 설사나 울렁증으로 고생할 수 있습니다.
식사와 함께 복용할 때 일단 안전합니다.
그리고 선택한 함량(mg)으로 공복에 가까운 시간에 먹었을 때 괜찮은지 일종의 실험을 해보시고
설사 같은 부작용이 없는 것이 확인 되면, 그 때 원하는 시간에 규칙적으로 드세요.
하지만, 마그네슘은 우유나 탄산음료와 함께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유와 탄산음료는 인산 함량이 높습니다. 인산과 마그네슘은 소화관 안에서 예쁘게(...) Magnesium phosphate로 염을 형성해 침전합니다. 정상적인 흡수에 방해가 됩니다.
마그네슘을 골다공증 약과 함께 드시지 마세요.
모든 골다공증 약은 아니고 골다공증에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s 제제와 함께 드시는 걸 피해주세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는 Alendronate(포사맥스정, 마빌정, 아렌드정)와 Risedronate(알드렌정, 드로넬정, 오스트론정, 악토제닉정)가 대표적입니다. 이 또한 인산이 포함된 약물이기 때문인데요, 마그네슘이 골다공증 치료에 필수적인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아침 식사 전에 복용하실텐데, 이후 마그네슘 영양제 섭취를 아예 생략하시거나, 약 4시간의 간격을 둔 이후 마그네슘 영양제를 섭취하시길 권장드립니다.
마그네슘을 특정 항생제와 함께 드시지 마세요.
마찬가지로 모든 항생제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항생제 중에서도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계열과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 계열은 마그네슘과 함께 복용했을 때 정상적으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항생제는 같은 성분이지만 다양한 상품이 많아 모두 적기가 어려운데, 테트라사이클린 계열(테트라싸이클린캡슐, 옥시마이신캡슐), 플루오로퀴놀론 계열(큐프론정, 싸이신정, 씨프러스정, 레보스타정, 레사신정, 레보펙신정) 등이 있습니다.
마그네슘 영양제는 하루 안먹어도 괜찮은데 항생제는 몸이 나으려면 중요하니까, 복용하고 있는 마그네슘 영양제가 있다면 아예 생략하거나, 그래도 챙기고 싶다면 항생제 복용 4-6시간 이후에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그네슘을 특정 이뇨제와 함께 먹으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뇨제는 몸 속의 과도한 수분을 배출해서 고혈압 약으로 사용되는 성분인데요, 이 중에서도 아밀로라이드Amiloride 계열(아미로정)과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 계열(스피로자이드정, 스피락톤정, 구주스피로닥톤정 등)은 오랜 기간 복용하면 체내의 마그네슘 농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약을 드시는 분들은 마그네슘 영양제를 섭취하고 싶다면 의사 선생님이나 약사 선생님께 꼭 여부를 물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고 문헌
- Rude RK. Magnesium. In: Ross AC, Caballero B, Cousins RJ, Tucker KL, Ziegler TR, eds. Modern Nutrition in Health and Disease. 11th ed. Baltimore, Mass: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2012:159-75.
- Institute of Medicine (IOM). Food and Nutrition Board. Dietary Reference Intakes: Calcium, Phosphorus, Magnesium, Vitamin D and Fluorideexternal link disclaimer. Washington, DC: National Academy Press, 1997.
-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예방약학분과회. 예방약학 9판. n.p.: 신일북스; 2020. 547-549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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